조선역사 18편 현종

현종 승릉

생애

효종의 외아들이자 숙종의 아버지로서, 효종이 봉림대군 시절 심양에서 인질로 있던 때에 태어났습니다. 이는 조선 역대 임금 중 유일하게 외국에서 태어난 경우이기도 합니다. 인조가 봉림대군을 세자로 책봉하면서 왕세손이 되었고, 효종이 즉위한 후에는 세자로 책봉되었습니다. 이는 조선 왕실에서는 드물게 발생한 세손-세자-왕의 순서를 정상적으로 밟은 극소수의 경우 중 하나입니다.

예송논쟁

현종시대에는상복문제를두고서인과남인사이에두차례의예송이벌어졌습니다.이는국왕의정통성과도밀접한문제로,이러한정쟁은더욱격화되었습니다.

1차 예송논쟁은 1659년현종원년,효종이승하하자효종의계모인자의대비(장렬왕후)의복제문제를두고서인과남인사이에갈등이일어났습니다.두세력은계모가아들의상중에상복을얼마동안입어야하는지에대해각각다른의견을내며대립했습니다.남인은3년상을주장했고,서인은1년상을주장했습니다.그러나인조의장자인소현세자가사망할때,자의대비가장자를대상으로하는3년상의상복을입었기때문에서인의1년상이채택되었습니다.

2차 예송논쟁은 1674년현종15년,효종비인선왕후가돌아가시면서자의대비의며느리가상복을얼마동안입어야하는지를두고논쟁이재연되었습니다.서인은기년복(1년복)을주장하다가대공복(9개월복)으로수정했지만,남인은대공복의부당성을지적하며기년복을주장했습니다.현종은서인의주장을거부하고남인의기년복을수용하여서인정권을약화시키고남인이실권을장악하게되었습니다. 이후 현종은 예송과 관련한 논쟁이 다시 벌어질 경우에는 묵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숙종이 경신환국을 이루기 전까지 6년간 남인이 권력을 독점하였습니다.

경신 대기근

경신대기근은 조선 현종 11년(1670)과 12년(1671)에 걸친 대기근으로,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와 병충해로 인한 곡물 생산량 급감, 태풍, 전염병 등이 전국적으로 아사자와 병사자를 유발하여 행정이 마비되는 정도의 대사건이었습니다. 이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여파를 겪은 조선에게 더 큰 위기를 안겨주었습니다. 세금을 낮추고 구휼미를 배급하려 했지만 백성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고, 심지어 고관들조차 굶주리다 죽는 비극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차라리 임진왜란 때가 나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참혹한 시기였습니다.

대동법

현종 때에는 경신대기근으로 주춤했지만, 호남 지역까지 확대 시행해 대동법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기틀이 마련했고 민생안정에일정한효과를냈습니다.현종은대동법을전국적으로확대하는데꼼꼼한노력을기울였는데,양전사업을중심으로지방의토지분배를실시하여경기도,함경도,충청도등에대규모로이루어졌습니다.이를통해현종은민생안정을위한대책을적극적으로추진하였습니다.

제도 정비

현종은 재위 기간 중 양란을 겪으며 조선의 지배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효종이 추진해온 명분론적 북벌론을 중단하고 군비 강화에 주력했는데, 1665년에는 통제영에서 불랑기 50정과 정찰자포 200문을 만들어 강화도에 배치했고, 1669년에는 어영병제에 따라 훈련별대를 창설했습니다. 재정구조의 재건을 위해 호구수 증가와 농업 발전, 조세 징수 체계의 확립에 노력했습니다. 호구의 증가를 위해 양민의 삭발과 입승을 금지하고 도성 내의 사찰을 폐쇄하고 어린 승려는 환속하게 했으며, 산간 지방의 유민을 단속하여 호적에 편성하고 국경 지대의 범월인을 처벌하는 법을 정했습니다. 농업 발전을 위해 전주·익산 등지에 관개시설을 만들어 수리면적을 늘리고, 호남의 산군에 대동법을 실시하고 호남대동청을 설치했습니다. 또한 조운선의 파선 사고를 막기 위해 충청도 안흥에 남창과 북창을 설치하고 영직첩과 공명첩을 발급하여 재정 부족을 메웠습니다. 그밖에도 강화도에 새로운 사고를 마련하고 역대 실록을 보관하며 활자를 주조하여 동활자의 주조를 완성했고, 송시열의 건의를 받아들여 성이 같으면 본관이 다르더라도 혼인을 제한했으며, 문묘 안에 계성묘를 세웠습니다.

대청외교

병자호란 이후, 조선은 이론적으로 북벌론을 적극 주장했지만, 청나라는 여전히 명나라의 잔존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조선은 청나라의 간섭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했습니다. 청나라는 조선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칙사를 파견하여 군비 확충, 무기 및 화약 생산, 요새 건설 등을 감시했으며, 삼전도비의 존재 여부도 확인했습니다.

안추원 사건

안추원은 경기 풍덕 출신으로, 병자호란 당시 12살의 나이에 몽고인에게 붙잡혀 청나라로 끌려가 한인에게 넘겨져 노비생활을 했습니다. 1664년, 30여 년 만에 심양에서 도망하여 조선에 들어온 후, 현종은 그를 받아들이고 고향에 돌아가게 했습니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온 안추원은 살 길이 막막하여 다시 청나라에 들어가 적발되었습니다. 1666년에는 청나라가 조선 정부에게 안추원의 사건과 조선이 유황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문제 삼아 칙사를 파견하여 조사했습니다. 칙사는 현종에게 죄를 따지고 대신들의 처형을 요구했지만, 현종은 모든 죄를 본인에게 두고 대신들을 사형에서 면해줄 것을 요구했고, 사건은 결국 청나라에 벌금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말년

현종 말년 1674년 8월 7일, 현종은 재신들을 인견하려 하지만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어서 8월 8일에는 고열에 시달려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랐고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증세가 더욱 위중해지자, 8월 15일에는 종묘사직과 산천에 기도를 올리고 대왕대비 조씨가 하교하여 현종의 거처를 옮기게 했습니다. 그리고 8월 18일, 34세의 나이로 창덕궁 재려에서 승하하였습니다. 어머니인 인선왕후가 사망한지 반년 밖에 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국사 중에 몸이 크게 쇠약해져 있었습니다.